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아이> 속 청년복지 이슈 (김향기, 보호종료아동, 자립)

by sansbruit 2025. 3. 24.

영화 아이 포스터 이미지

 

김향기 주연의 영화 ‘아이’는 보호종료아동이 겪는 자립의 현실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성장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청년복지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영화 ‘아이’를 통해 드러난 보호종료아동의 삶과 그들이 마주한 자립의 어려움, 그리고 현행 청년복지의 실태를 살펴봅니다.

보호종료아동의 현실을 비춘 김향기의 연기

김향기는 영화 ‘아이’에서 어린 나이에 아이를 떠맡게 된 보호종료아동 ‘아영’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부모의 부재 속에서 보호시설에서 자라났고, 성인이 되자마자 홀로 살아가야 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영화는 아영이 어떻게 삶의 무게를 감당해 나가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보호종료아동들이 경험하는 감정적 고립감, 경제적 궁핍, 사회적 단절 등을 현실감 있게 전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2,500명 이상의 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보호시설을 떠나 자립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립준비를 위한 기간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김향기의 연기를 통해 관객은 이들의 삶이 단순한 독립이 아니라, 체계적 지원 없이 시작되는 생존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특히 아영이 생계유지를 위해 보모 일을 하게 되는 과정은, 보호종료아동이 겪는 취업의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 속 아영은 주변 어른들과의 유대 없이 모든 문제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이는 실제 보호종료아동들이 겪는 공통된 문제 중 하나로, 정서적 지지의 부재는 자립 과정에서 큰 장애물이 됩니다. 김향기의 연기는 단순한 캐릭터 표현을 넘어서, 많은 보호종료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자립의 벽, 현실과 제도 사이의 간극

영화 ‘아이’에서 아영이 마주한 삶은 단지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제도적 한계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현재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자립정착금, 임대주택, 진로교육 등의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우선 자립정착금은 평균적으로 500만 원 내외가 지급되며, 이는 월세 보증금과 기본 생활비로 금세 소진될 수밖에 없는 금액입니다. 또한 자립 후 주거지를 마련하는 데 있어 공공임대주택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며, 입주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영화 속 아영 역시 불안정한 주거 상태로 인해 끊임없는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취업과 관련해서도 문제는 심각합니다. 보호시설에서의 생활은 일반 학교생활과 달라 진로 탐색 기회가 제한되고, 이력서에 ‘보호시설 출신’이라는 정보가 드러나는 경우 사회적 차별을 받기도 합니다. 아영이 겪는 반복적인 거절과 주변의 냉대는 현실 속 수많은 자립 청년들이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영화 ‘아이’는 제도적 지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보호종료아동이 자립에 실패하거나 고립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우리가 단순한 복지혜택을 넘어 실질적인 ‘관계 중심’의 복지 체계를 고민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청년복지, 관계와 연대가 필요하다

영화 ‘아이’는 자립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경험이 자립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아영이 우연히 만난 인물들과 조금씩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은 자립에 있어 ‘지지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징합니다.

실제로 보호종료아동 중 70% 이상이 자립 후 5년 이내에 주거불안, 실업,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통계는, 이들에게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장기적인 동반자 역할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김향기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정의 층위는 복지 제도의 숫자나 예산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인간적인 지점들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청년복지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영화 ‘아이’는 제도보다는 사람에 주목합니다. 보호종료아동이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입할 때, 단지 ‘청년’으로 포괄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특별한 배경과 필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결국 영화는 말합니다. 자립이란 혼자서 해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가 만들어줘야 하는 조건이라는 것을. 청년복지의 본질은 단순한 생계지원이 아닌, 인간적인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김향기 주연의 영화 ‘아이’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이라는 민감하고 중요한 주제를 진정성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청년복지가 단순한 제도적 지원을 넘어, 관계와 사회적 연대 속에서 실현되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